매직스틱m3 개조






직전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매직스틱 케이스를 이용한 개조작업을 이제야 하게 되었다.
지금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선 모든 작업이 다 마친 상태로 홀가분한 기분으로 글을 적고 있다.
사실 그다지 거창한 작업은 아니지만 이런 작업은 처음으로 스스로 해보던 터라 달성감이 각별했다.

1. 원본 매직스틱m3에 대해서



이번 포스트의 주역?이라고 볼 수 있는 매직스틱m3에 관한 간략한 설명은 저번에 내가 보유한 스틱 이야기에서 다뤘었다.
매직스틱m3가 지원하는 기종은 플스3.pc,안드로이드,구엑스박스로서 생각이상으로 다양한 기종을 지원한다. 그리고 타 스틱기판과 차별되는 점은 다양한 기종에 대응하면서 무선방식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격투게임을 pc로 즐기는 사람도 상당히 많은 요즘의 상황을 봐도, 사용자에 따라선 충분히 지금도 현역으로 굴릴 수 있는 기판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주로 게임을 플스4로 하는 편이기에 플스4용 스틱을 따로 구매한 이후엔 거의 잊혀지다시피 방치되던 상황이었다.
그래도 매직스틱 특유의 견고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케이스는 마음에 들었기에, 기판을 바꾸는걸 메인으로 해서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스틱들과는 좀 차별화된 느낌을 살리고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개조를 계획하게 되었다.


2.개조작업의 방향

일단 크게 4가지를 구상했다. 
첫번째는 기판의 교체, 두번째는 레버의 교체. 세번째는 일부 버튼 교체와 버튼 갯수확장. 네번째는 스킨 교체.

3. 기판 교체

이번 작업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작업이다. 레버나 버튼이 아무리 좋아도 스틱의 기판이 내가 이용하는 기종을 지원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니 말이다. 실제로 어떤 기판으로 할지 결정하기 가장 어려웠던 사항이었다.
내가 스틱을 이용하게될 기종이라면 플스4,3, pc  세가지기종이었고. 거기에 해당하는 기판이라면 시중에 거래되고 구할 수 있는 기판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신경썼던 부분이라면 인풋렉 수치였다. 

우선적으로 생각이 들었던 기판은 호리 파이팅 커맨더 프로의 기판이었다. 내가 원하는 기종만 딱 맞게 지원하고. 현존 최고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납득할 수 있는 준수한 인풋렉 수치를 보여주는 성능에, 정식 라이센스를 취득한 기판이기에 펌웨어 업데이트같은 번거로운 일을 할 일이 없는 안성맞춤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내가 개조를 시작할 시점에선 파이팅 커맨더 프로가 품귀현상을 보여서 일본 현지 직구를 이용해도 3배에 가까운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수입이 이뤄지지 않은 제품이었기에 우리나라 중고거래 매물도 도통 보이지 않았고. 은근히 성격이 급한 나는 끈기있게 매물이나오는걸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기판을 부착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차순위로 생각해둔 기판은 브룩 파이팅보드 유니버셜 이라는 기판이었다.
이런 조이스틱용 기판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하는 대만의 회사 브룩에서 발매한 기판으로서. 특이하게도 이건 기판만 딸랑 판매하는 제품이다. 
나 처럼 스틱을 개조하면서 기판만 따로 쏙 필요한 사람에게 제격인 구성인데, 문제라면 이 브룩사에서 나오는 기판들은 소니 정식 라이센스를 취득하지 못해서, 플스4에서 쭉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개월에 한번씩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점만 뺀다면 스틱 기판으로서의 성능은 현존하는 기판중에서 최고수준의 성능으로서 인풋렉수치도 그 어떤 스틱기판들과 비교해도 빠른 편이었으며 거기에 지원하는 기종도 플스4.3.pc,엑스박스원,엑스박스2,위유,스위치  이렇게 7가지 기종을 지원하는 상당한 범용성을 갖춘. 기능적으론 흠잡을데가 없는 기판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싸서, 딸랑 기판1개에 10만원가량이나 하는편이다. 
근데 가격이 비싼것보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내키지 않았던점은 소니 라이센스를 취득하지 못한 기판이기에 플스4에서 안정적으로 쭉 사용하려면 몇개월에 한번 주기로는 기판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줘야한다는 점이었다.
고로 내게 브룩 파이팅 유니버셜은 성능은 좋으나. 껄끄러운 점이 있고, 가성비적으론 그다지 좋다고 느껴지지 않아서 최우선 순위로는 생각하지 않았던 기판이었다.
허나 예상치못한 파이팅 커맨더의 품귀현상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국 브룩 유니버셜 기판을 구하게 되었다.
파이팅 커맨더도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유니버셜 기판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살 수도 있었지만, 그 돈을 주고 기판만 살 바엔 그냥 브룩 유니버셜을 구하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4. 레버 교체

이번 스틱 개조작업의 기판교체와 버금가는 비중을 가진것이 레버의 교체라 볼 수 있었다. 실제 조이스틱의 조작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게 레버의 조작감이기 때문이다.
내가 갖고 있던 매직스틱m3에는 산와4각 레버가 달려있었다. 그외 내가 갖고있으면서 사용했던 대부분의 스틱엔 산와4각 레버가 달려있다. 보유중인 스틱 5개중 4개가 산와4각이었기에 이번엔 차별적인 느낌을 주고자 국산 무각레버를 써보자는 결론을 일찌감찌 내려놓고 있었다.
마침 이번에 작업하게될 매직스틱은 외제 스틱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틱이라 레버홀이 35파이로 뚫려 있었다. 레버홀 35파이는 사실상 레버 목이 있는 사이즈를 상정한 사이즈기도 하고. 나 역시 목이 있는 레버는 고딩때 오락실 이후로는 사용해본적이 거의 없었기에 목이 있는 레버로 하기로 전제를 깔아두고 레버를 골랐다.

외국의 조이스틱 시장은 잘 몰라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의 조이스틱 시장에선.. 그리고 레버의 종류로만 보자면 유명 격투게임 게이머가 개발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직접 개발한 커스텀 레버의 종류가 무척 많다.
당장 지금 생각나는 레버이름만 적어보자면, 풍신,카제,크동,잠입,쿨잼,초화랑,에어백,헬프미.산적스 등등

레버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다가 중간으로 돌아오는 탄성수치를 조절하거나, 마이크로 스위치를 건드는 헤드의 크기를 조절하여서 대각이나 중립의 범위를 조절한다거나하는 식으로 제각각의 레버마다 특성이 달랐다.
개중엔 어떤 레버는 특정 게임의 특정 캐릭터에 최적화된 레버도 있었던것 같지만. 나는 일단 막연하게 산와4각과는 차별화된 무각레버라는 틀을 지키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레버를 생각했기에, 어떤 부분이었건 극단적으로 치우친 레버부터 우선적으로 선택범위에서 제외해 나갔다.

뭐 그런데 몇몇가지 레버를 놓고 골똘히 고심해봤지만 사실 나는 오락실에서 무각레버로 게임한게 10년도 훨씬 넘었던 상황이었기에 딱히 내가 바라는 무각레버의 탄성이나, 헤드의 크기등의 기준이 없었다. 여러가지 시중에 거래되는 레버를 무작위로 집어서 일단은 뭐가되었던 사용을 해봐야 내 손에 맞는 느낌이 어떤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찾아나갈 수 있을텐데. 처음부터 내 만족에 딱 맞는 레버를 고르기는 사실상 찍기로 시험문제 100점을 맞추라는 상황과 비슷했다.

그래도 많은 레버들 중에서 한가지 눈에 들어온 레버가 있었는데 철권 유저인 초화랑님이 제작한 초화랑 레버였다.
가장 윗 사진의 레버다.
탄성과 입력범위의 취향은 일단 접어두고. 선택하게된 요소는 마이크로 스위치의 내구도였다. 제작과정에서 마이크로 스위치를 분해하고 안에 기름칠을 하고 다시 조립해서 마이크로 스위치의 내구도가 상당히 향상되었다 라는 평을 보고 결정하게 되었다.
레버의 조작감이야 뭘 고르든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레버들과는 다른 조작감일테고 그럴바엔 기왕이면 내구도도 확보된 제품을 고르자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도 역시 탄성과 헤드의 범위가 내가 바라는것과 다를 수가 있기에, 레버를 구입할때 텐션고무와 레버 헤드가 수치별로 준비되어 있기에, 레버를 사는김에 수치별로 부품들도 사서 구비해 두었다.

레버를 받고보니 방향별 스위치마다 무언가 따로 가공을 거친것인지 레버의 장착 위치가 정해져있었다.
어차피 중립범위라던가 레버의 탄성은 다른 수치의 부품도 함께 사두었기에 사용하면서 내 손에 맞게 바꾸면 그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5. 버튼 확장과 교체

내가 갖고있던 매직스틱m3에 설치된 메인 버튼들은 진회색의 산와버튼들이다. 산와버튼엔 딱히 불만도 없고, 기존에 붙어있던 버튼들 색깔도 마음에 들어서 메인 버튼들은 교체없이 그대로 가기로 했다. 교체대상은 메인버튼 위의 4개의 16파이 버튼들이었다.
저 16파이 버튼들은 어느 회사것인지는 몰라도, 당시 매직스틱을 사용하던 시절에도 가끔씩만 누르는 옵션버튼들이었지만 키감이 무척 구려서 내심 불만이었던 부분이었다. 우선적으로 저 4개의 버튼들을 삼덕사의 16파이 버튼으로 교체하고. 그외 2가지의 버튼이 더 필요했기에 케이스에 새로 구멍을 뚫기로 했다,

본래 플스4를 기준으로 봐도 옵션버튼자체는 홈.터치패드,쉐어,옵션 4개로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에 내가 자주하는 격투게임인 스트리트파이터 5에서는 트레이닝 모드와 트라이얼 모드에서 L3와 R3 버튼에도 편의기능을 할당시켜놓았기에,  저 2가지 키를 위한 구멍을 뚫기로 결정했다.

새로 뚫는 2개의 옵션버튼 구멍 크기는 30파이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는 16파이 버튼들에 대한 전체적인 불신이 있어서였다.
나중에 새로 주문해서 받아본 삼덕사 16파이 버튼들의 키감은 생각이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제품을 받아보기전엔 16파이 버튼들은 전부 키감이 구릴것이다 라는 의심아닌 의심이 첫번째 이유였고. 두번째는 여태 사용해보지 않은 30파이 버튼을 한번 시험삼아 구매해볼 요량이 2번째 이유였다.
주로 사용하는 스틱들은 거의 산와제 버튼이고.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플스3와 플스2 겸용으로 마련한 스틱은 세이미츠 버튼을 부착하고 있다.  주로 스틱 부품을 구매하는 ist몰을 둘러보던 도중에 업체에서 자체개발한 버튼도 판매하기에. 이 버튼들은 어떤 느낌일까 흥미도 있었기에 새로 뚫는 옵션 버튼은 ist제 30파이 버튼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결정하는것까진 스무스하게 순조로웠지만. 막상 철판제인 매직스틱 상판에 구멍을 뚫는게 일이었다. 공임비를 받고 구멍을 뚫어주는 업체도 있겠지만. 나는 안일하게 그냥 집에 전동드라이버도 있고. 거기에 부착가능한 홀쏘만 산다면, 혼자서도 어떻게든 될것이란 막연한 자신감을 품고 결국 혼자서 구멍뚫기를 시도했다.


생각이상으로 매직스틱의 철판은 두꺼웠고. 전동드라이버를 평소에 충전을 잘 해주지 못해서 구멍내다가 방전되고 다시 충전시키고. 다시 뚫고 충전하고의 작업이 반복되었다. 철제케이스의 견고함을 다시금 느끼게된 부분이었다.
이래저래 고군분투하며 뚫긴 했으나. 아무래도 수작업이었던지라 구멍자체도 뭔가 깔끔한 느낌도 아니고, 구멍뚫기용 홀쏘를 새로 구입할 돈으로 그냥 어딘가 맡겨서 공임비로 쓰는게 낫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ㅎㅎ

다행스러운 점은 버튼 자체는 헐겁지 않게 들어갔으며, 버튼이 부착되면서 약간 지저분한 부분은 가려지게 되었기에 그 점에 안도하게 되었다.


새로 부착한 ist제 자체버튼의 느낌은.. 메인버튼으로 쓰면서 오래 눌러보진 않고 그냥 테스트하듯 꾹꾹 눌러본것뿐이지만. 내가 갖고있는 산와버튼이나 세이미츠버튼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긴 했다. 산와버튼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느낌이고, 세이미츠에 조금 더 가깝지만 좀 더 타격감은 덜하다고 해야할지. 언젠가 산와버튼에 질리게되면 고려해볼법도 한 소감이다.


6. 스킨 교체


본래 매직스틱을 구입할때는 자신이 원하는 스킨이 있다면 구입당시에 판매처인 매직랩에 추가금을 내고 스킨을 지정하여 부착할 수도 있었다. 나는 당시에 매직스틱을 중고품이 아니라. 업체에서 신품으로 구입하였기에 나도 스킨을 원하는걸로 할 수 있었겠지만, 뭔가 딱히 바라는 스킨은 없어서 그냥 기본부착 스킨으로 사용했었다.
그런걸 감안해도, 디자인적으론 뭔가 내 취향은 아니었기에, 매직스틱 이후에 메이크스틱을 구매하게 만드는 계기도 제공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메이크스틱을 구입할때는 기존에 쓰던 매직스틱과는 상반되는 느낌으로, 레버볼이나 버튼색도 클리어로 알록달록하게 맞췃으며, 스킨도 좀 알록달록한 스킨으로 지정해서 맞췄을 정도니깐 말이다.
여튼 이번에도 그리 알록달록한 느낌을 주고자 한건 아니었고.스틱 상판에 새로 구멍뚫는 작업때문에 좋든 싫든간에 기존에 부착된 스킨은 벗겨낼 수 밖에 없었다. 스틱 케이스는 생각이상으로 심플해서 그냥 겉에 씌워진 시트지를 벗겨내면 그만이었고. 반대로 새로 부착하는것도. 시트지를 새로 씌우면 그만이었다.
이번에도 딱히 뭔가 이거다 싶은 스킨은 없어서 단순하게 문방구에 파는 시트지를 사서 크기에 맞게 잘라서 다시 씌운것 뿐인데도. 모양새로는 꽤 만족스럽게 나왔다. 매직스틱 특유의 심플한 구조에 맞는 적절한 스킨이었달까.
사실 매직스틱m3는 그냥 시트지만 벗겨내도 철판 자체가 하얗게 기본도색은 되어있어서 기본 그대로도 보기엔 별 무리는 없다고 보여지지만. 나는 금속을 직접적으로 손에 닿는 느낌에 약간 거부감이 있어서. 시트지를 씌우게 되었다.
뭐. 보기엔 좀 썰렁하긴하지만. 그냥 깔끔한 디자인의 스틱이다 라고 여기니 아무래도 좋은 부분이 된거 같다.


7. 내부기판 고정작업

 이런 스틱작업을 해본 사람들이 보기엔 별거아닌 부분이겠지만, 이런 작업을 처음으로 해보는 나로선 이런 부분이 생각치 못한 걸림돌로 다가온 느낌이었다.
 기존에 있던 매직스틱m3의 기판을 적출해내고, 주문해서 받은 브룩 유니버셜 기판을 갖다대보니 기판 크기가 다르기에 당연히 고정나사의 위치도 맞지 않았다. 매직스틱 케이스는 철제 케이스였기에 나사구멍을 새로 뚫는다거나 하는 가공은 쉽지 않아보였고, 다른 방식으로 고정할만한 방법이 뭐가 없으려나 생각해보았다.
가장 무난한건 기판고정용 지지 나사같은걸 따로 사서 붙이는거겠지만, 철판에 그런게 제대로 붙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 글루건이나 접착 실리콘에 열을 가해서 뭔가 붙이는 작업은 내가 어려서부터 내가 붙이면 늘 실패하는등. 손재주가 그리 좋지 못했기에, 나사구멍으로 뭔가 고정하는 방식 고안하기로 했다.
나름 골똘히 생각한 결과, 케이스 상판 밑부분에 건전지 케이스를 고정하던 나사구멍이 있는데 그 부분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 구분에 직접적으로 나사로 고정하는건 무리였다. 크기도 안맞을 뿐더러, 그 부분은 건전지를 끼우는 용도로 뚫여놓아서 하판이 올라와서 간섭이 일어나는 부분이기에 거기에 기판을 고정시킬 순 없었다.
대신 납작한 판같은건 부착 할 수 있어서, 길쯕한 판을 하나 구해서 사이드에 남는 판떼기 부분에 기판을 고정시키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부분은 가공하기도 프라모델 사이트에 가서 프라모델 판을 사서 원하는만큼 잘라가며 작업하게 되었다.

근데 막상 기판을 받아보니, 기판에 소켓납땜이 되있는 상태라서 기판의 뒷부분엔 돌출된 납땜부분이 있었던 것이었다.
어디가되었건 견고하게 고정하려면 나사를 잘 조여야할텐데, 그 뒷부분이돌출된 상태에서 꽉 조이면 기판이 파손될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다소 단순한 방법이지만, 뒷부분 납땜부분이 마찰이 일어나서 간섭되는 부분의 프라판을 수작업으로 잘라내버리기로 했다.


생각이상으로 지루하고 쉽지않은 작업이었다. 집에 딱히 관련 도구도 없고 그저 그나마 날카로운것이라면 프라모델 부품 다듬을때 쓰던 아트나이프가 있는데, 그걸로 조금씩 조금씩 거의 갈아내듯 프라판을 잘라냈다.
대충 눈짐작으로 이정도 쯤을 자르면 되겠지 하면서 이리 자르고 저리 자르고. 낑낑거리면서 간섭되는 부분을 전부 잘라냈지만, 모양새는 생각이상으로 지저분했다.  뭐 그래도 어짜피 스틱 조립하면 안보이는 부분이기에, 그 부분은 납득하면서 넘어갔다.

그리고 기판과 버튼. 레버의 배선작업. 이것역시 단순히 할당되는 버튼에 해당되는 케이블을 끼우기만 하면되는 간단한 작업이지만, 케이블을 끼우는거랑은 별개로 역시 선정리가 요령이 없어서 그런가 아주 난장판이 되었다.
스틱의 겉모습만 보면 다소 깔끔하고 심플한 모양새인데, 내부는 개판5분전이 연상되는거보면, 사람으로 치면 집밖과 안에서 괴리감을 보여주는 사람이 떠올려지는 모습이었다.


격투게임유저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등지엔, 이러한 스틱작업을 소정의 공임비를 받고 해주는 유저들도 있는데, 문득 이 타이밍에  이렇게 스스로 수고를 할바엔 차라리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맡겼으면 선정리도 그렇고 깔끔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8, 작동 테스트

여차여차 낑낑거리며 모든 부품을 조립했다. 처음 테스트할땐 그땐 초화랑님이 레버를 판매하지 않던 시기라서, 당시 목제스틱에 부착되있던 명신환타레버로 시험해 보았다. 
일단은 컴퓨터에 연결시켜서. 펌웨어 업데이트부터 시켰다. 그리고나서 플스에 연결해보니 작동은 잘됐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서 그런지 8분이 지나도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다.
허나 레버방향 왼쪽 오른쪽이 반대로 되어있었다. 다시 귀찮게 나사를 풀어서 상판을 열고, 좌우 케이블을 바꿔끼었더니 작동은 문제없이 되었다. 이 부분에서 원터치로 손쉽게 스틱 오픈이 가능한 판테라 스틱의 우월성을 느꼈다.

버튼은 문제없이 작동했지만. 대각선 3의 방향이 잡히지 않았다. 테스트에 이용한 환타레버는 구입한지 13년동안 장롱에 방치되었던 레버라서 맛이 가버렸던건지. 아니면 기판에 문제가 있다던지. 둘중 하나였다. 확인하고자 귀찮은 과정을 거쳐서 기존에 붙여져있었던 산와레버에 연결시켜서 작동 테스트를 해보았다.  3의 대각선이 문제없이 입력되었다.  환타레버가 맛이 갔었던것이었다.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아직 초화랑레버는 판매준비중이었고, 기왕 집에 목있는 무각레버인 환타레버도 있으니 그걸로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레버자체가 고장이 나버린탓에 아무래도 좋게 되었다.


9. 결론. 소감

사실 이번 스틱의 개조는 기존의 케이스와 전면 8버튼을 고스란히 유지한상 태로 이뤄지는 작업이었기에,  기판값,레버값만 들이면 새 스틱 생기는 느낌이겠지? 하는 기대감을 안고 시작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성비적으론 무척 구린. 결과물이 되었다. 약 3~4만원대에 중고품을 쉽게 구할 거라 생각한 파이팅 커맨더 프로의 품귀현상으로 인해 보드값에서 생각보다 많은 지출이 이뤄졌고,  처음엔 무각레버라면 아무거나 좋아. 하는 생각에서 기왕이면 좀 더 좋은거. 좋은거. 하는 생각으로 품질은 둘째치고 가격적으론 다소 비싼 커스텀 레버를 구입함으로서, 교체 부품 가격만으로도, 가성비좋은 스틱 하나를 통채로 사고도 남을 금액이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보드나 레버나 가격만큼의 성능과 퀄리티를 보장하는 제품이지만, 나는 초고수급 프레임 단위로 차이를 느끼는 게이머도 아닐뿐더러, 격겜을 좋아하긴 해도 깔짝깔짝 하는 스타일에 가깝기에, 이번 스틱 개조작업은 다소 사치를 부린 꼴이 되었다.
그렇다고 들인돈이 아깝다! 하는말은 아니고. 애초에 컨셉을 고급이면 고급. 가성비면 가성비 이렇게 확실하게 잡고 맞춰서 갔으면 좋았을텐데, 뭔가 만족하면서도 어중간하다고 할까,, 뒷맛이 개운하지 못한 무언가는 있긴 있었다.

그래도 다소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직접 이렇게 작업을 해봄으로서 나름 실한 경험을 얻었다고 자부할 수는 있을거 같다.
누가보면 뭐 대단한 일 하고 그런가 하고 웃겠지만. 어찌되었건 스스로 뭔가 했다는 성취감은 있기에. 처음에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르던 순간부터 지금까지를 전체적인 과정으로 잡고보면 꽤나 재미있는 유희시간을 보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혼자만 웃긴 사항이지만. 이렇게 나름 시간을 들여서 공들여서 개조한 스틱을 갖고, 온라인 대전을 해서 또 쥐어터지고 연패하고 나니, 이럴려고 골똘히 고심을 했던것인가. 하고 생각이 들어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게임에서 지면 어찌되었건 열이 받거나, 기분이 안좋아지는게 인지상정인데. 이번 스틱은 내게 뜻밖의 웃음을 주는 기특함을 보여주었다.

역시 이런 게임은 장비빨이 아니라 실력이 좋아야한다는걸 다시금 느낀다.



10. 3줄요약

매직스틱 레버랑 기판 바꿈
의외로 쉽지 않고 일이 많음
좀 어정쩡하지만 나름 만족

  
 

  





by thealto | 2018/11/09 16:37 | 게임관련 잡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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